아직은 글쓰기가 나에게는 진지한 일이다. 그래서 자꾸 뒤로 미루게 된다. 뭔가를 먹고 뭔가를 보고, ,,,,, 제일 나중에 하게 되거나 그마저도 하지 않게 되는 경우가 많다. 글쓰기와 친구가 되려면 그런 부담감을 극복해야 한다. 가장 친한 친구에게 전화를 거는 그 정도의 사소함과 가벼움과 즐거움으로 글쓰기를 대해야 한다. 글쓰기가 조금이라도 상대하기가 어려운 집안 어르신이나 직장 상사, 말을 함부로 걸기가 어려운 까칠한 친구나 지인처럼 느껴 진다면? 그들을 대하는 것처럼 되도록 만남을 한두 번이라도 피하게 될 것이고 만나더라도 겨우 한두 마디 나누다가 어색해하는 순간이 펼쳐질 것이다. 그렇게 생각해 보니 나는 특히 조금이라도 불편한 사람이 있을 때 말을 한마디도 못하는 극소심함이 있는 것 같다. 역시 사람을 대하는 것과 글쓰기에는 상당한 공통점이 있다.
친구와 수다떨듯이 써보자.
가장 편하고 친한 친구에게 가볍게 수다 떠는 느낌이 좋다. 지금 그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다면, 또는 내가 전화를 건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 것
인가? 에서 시작하자. 친구에게 내가 지금 관심 가지고 있는 것,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해프닝, 힘들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듯이, 그렇게 이야기를 시작하고 풀어가자. 보통은 '지금 뭐 해?'에 대한 답이거나 '나 ~했어..'라는 자기 고백을 하게 된다. 이제까지 이런 가벼운 수다와 글쓰기가 차이가 있다면 단 한 가지, 부담감의 정도일 뿐이다. 글쓰기도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니면 내가 전에 어떤 경험을 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고 친구와의 수다도 그러하다.
문득 어떤 생각이 떠오를 때, 써보자
우리는 하루에 수천가지 생각을 하고 시간을 보낸다. 쓸데없는 생각을 대부분 많이 하지만 가끔은 쓸데 있는 생각, 그 순간에는 내가 생각해도 기가 막힌 생각도 해내고, 또 내가 생각해도 너무 한심한 생각들도 한다. 생각을 할 때 뭔가 번개처럼 나 마음을 쿵 울리면서 전기가 오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우주에서 나만이 존재하고 나만이 할 수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면 그것에 어떤 편단이나 비판을 하지 말고 써보자. 그런 느낌은 일종의 신호이며 내면에서 울리는 종소리이다. 처음에는 분명하지 않을 수 있고 자꾸 놓칠 수 있지만 그래도 그 작은 소리, 느낌, 생각을 써보는 습관을 갖자. 대부분 나의 진짜 생각을 막아버리는 것은 내 자신이었다. 이리저리 잣대를 대어가면서 좋다, 나쁘다, 나랑 맞다, 맞지 않다는 수많은 판단들로 나의 생각들은 생명을 보지 못하고 조산되어 버렸다. 이제는 잉태된 어떤 생각도 소중하게 대하고 간직하고 써보자.
우리의 목표는 문학상이나 세상을 구하려는 것이 아니다
수영을 시작하기도 전에 수영장 물에 피부병이 난다거나 수영강습에 잘 못따라가면 어쩌냐는 너무 앞서 나가는 걱정을 하듯이, 우리는 글을 쓰기도 전에 쓸데없는 걱정을 많이 하게 된다. 나도 그렇고 대부분 잘 못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많다. 나처럼 예전에 글이 술술 잘 써졌던 기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더더욱 그렇다. 그때와 자꾸 비교하게 되어 한 발짝도 앞으로 가지 못한다. 사실 그럴 필요가 없다. 글쓰기만큼 경제적이고 즉각적인 것이 없다. 세상에 어떤 일이나 취미가 어떤 상황에서도 이렇게 흔한 도구만 있으면 충분하겠는가? 필기구와 메모지, 아니면 핸드폰 메모장, 좀 거창하다면 노트북 정도이다. 음악을 취미로 하거나 나를 표현하려고 한다 해도 종이에 비해 상당히 비싼 악기 하며 배우는데 필요한 시간, 노력이 상당하고 미술도 마찬가지로 꽤 많은 도구와 시간이 필요하다. 글쓰기는 이미 글을 알고 있으므로 특별히 잘 쓰고 싶은 생각이 아니면 언제 어디서든 지금 이 순간 우리는 글을 쓸 수 있다.
마무리
글쓰기에 아직도 부담을 가지고 있는 우리에게 필요한 건, 글쓰기를 지극히 가벼운 사소한 '일상'이나 '친구'로 대하는 것이다. 넷플릭스를 켜는 것만큼, 가벼운 스낵을 꺼내어 먹는 것처럼, 시간이 날 때 언제나 어디서든 할 수 있는 나의 일상으로 만드는 것이다. 가장 쉬운 방법은 가장 가까운 친구와 수다떠는 것처럼 글을 써 보는 것이다. 지금 뭐 하고 있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수다 떠는 것과 글 쓰는 것은 주제와 범위가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일상을 살고 일상을 이야기하고 일상을 쓰는 것이다. 거창하게 우주나 지구, 사회에 대한 연구나 논설을 할 필요가 없다. 또 하나의 방법은 내 안에 떠오르는 생각을 적어보는 것이다. 내 가슴을 쿵 울리는 어떤 생각들은 그것만으로 써 놓을 가치가 있다. 수천 가지 잣대로 대어 미리 싹을 잘라버렸던 과거는 버리고 이제 영감처럼 떠오르는 생각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 적어 글로 써보자. Why not? 뭐 어떤가? 그리고 이렇게 눈앞에 적어두자. '나는 쓰레기 같은 글을 쓸 권리가 있다'(뼛속까지 내려가서 써라'에서 인용)
부담없이 가볍게 글 쓰는 방법
1. 친구와 수다 떨 듯이 "지금 뭐 해?"에 대한 대답이나 '나 ~ 했어'라는 고백을 써보자
2. 문득 떠오르는 나만의 생각을 써보자
3. 눈 앞에 '나는 쓰레기 같은 글을 쓸 권리가 있다'라고 적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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